오랜만에 가로수길을 방문했다. 사실 이 블로그에 원래 목적은 역 근처에 본인이 느끼기에 가장 맛있는 음식점을 소개하여, 사람들이 우리나라 어떤 역을 가던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살던 지역이나 그냥 동네 맛집 같은 경우에는 내가 거의 다 맛을 보았고, 그 중에서 정말 특별하고 맛있다 생각한 음식점들을 소개하기 때문에 본래 목적에 어느정도 부합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음식점과 카페와 술집이 즐비한 가로수길과 같은 거리에서는 도대체 어떤 음식을 추천해야할지 감이 안잡힌다. 이 곳에 음식점들은 내가 다 맛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괜히 내가 맛보지 못한 정말 극강의 맛을 자랑하는 음식점이 숨어 있을 수도 있기에, 이렇게 워낙 유명한 거리의 음식점을 소개하는 데는 항상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도 잠시, 맛에 대한 역치가 높은 편에 속하는 내 입맛을 자극시킨 음식이 있다면 그 곳은 당연히 소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여, 잡다한 생각은 집어치우고 그냥 손이 가는 대로 베러댄비프를 소개하려 한다. 지금까지 블로그에서 음식점을 소개할 때는 한국 전통음식 위주로 소개했다.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맛있는 한국 음식을 맛보았으면 하는 바램에서였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특별하게 퓨전음식점을 소개하게 되었다.

신사역 8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만 걸으면 베러댄비프가 나온다. 가로수길까지 걸어갈 필요도 없이 비교적 역이랑 가까운 편에 속한다. 외관이나 내관만 보았을 때는 가로수길에 안쪽에 있을 것만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데, 이렇게 가까이 있을지는 몰랐다. 가게 내부는 1층과 지하1층이 있고, 무언가 특별한 날에 오기에 좋은 분위기다. 테이블 대부분이 남여 커플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베퍼댄비프의 메뉴판도 특이하다. 여자 가방 모양으로 되어 있고 그 안에 메뉴판이 있는 형태다. 메뉴판을 봐도 퓨전음식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있다. 코코넛 오일 김치전부터, 버라이어티 삼겹살, 망고 팟타야 떡볶이, 그리고 마지막 리코타드림 막걸리까지. 과연 음식의 맛은 얼마나 조화로울까 하면서, 비프&포크 크림 라구, 버라이어티 삼겹살, 그리고 리코타드림막걸리 이렇게 메뉴를 시켰다.

이건 시키지 않았는데 나왔다. 에피타이저 느낌인가보다. 이 샐러드는 많이 특별한 편은 아니다. 그냥 우리가 평상시에도 예상할 수 있는 그런 흑임자 소스의 샐러드다. 하지만, 본인은 흑임자를 매우 좋아하는 편이어서 깔끔하게 접시를 비웠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흑임자 샐러드도 어떻게 보면 퓨전음식인듯하다. 샐러드 같은 경우는 본래 서양에서 많이 먹는 음식이고, 흑임자는 우리나라에서 보통 죽이나 경단 등에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서양 음식에 우리나라 재료를 가미한 느낌이지만, 자세히는 모르겠으니 다음 메뉴로 넘어가기로 한다.

사실 술을 그렇게 잘하지 못해서, 많이 마시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 특이한 막걸리는 왠지 모르게 홀짝홀짝 입을 잔에 갖다대게 만든다. 우리나라 전통 술인 막걸리에 리코타 치즈 맛을 첨가해서 만든 듯하다. 막걸리 특유의 향과 맛이 느껴지는 한편 리코타 맛이 끝에 느껴진다. 사실 리코타 맛이기도 한데 본인이 느끼기엔 요거트 맛이 강하게 남았다. 본래 막걸리를 먹을 때 그 투명하고 청량한 맛보다는 걸쭉하게 단 맛이 나는 막걸리라고 표현할 수 있을 듯 하다. 이게 1리터에 15000원 정도 하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조금 아쉬웠던 점이라면 딱 한 두 잔 정도가 괜찮은 양인데 1리터는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메인요리다. 올해 먹은 삼겹살 중 가장 맛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삼겹살을 너무 완벽하게 구워서 주신다. 육즙부터해서 간이 완벽하게 베어있다. 평소에도 이런 돼지고기에 이정도로 적당하게 간을 해서 구울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을 했다. 위에 올려져 있는 것은 치즈고, 밑에는 이집만의 특별한 소스가, 그 옆에는 고추장과 겨자가, 그리고 그 옆에는 고기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사이드가 아주 이쁘게 플레이팅 되어 있다. 분위기에 맞게 음식이 나왔다. 고기 밑에 소스에 삼겹살을 적신후 치즈를 얹어서 소금과 와사비에 곁들여서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느끼함을 잡아주기 위해 그 옆에 버섯이나 토마토와 함께 먹었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듯하다. 이런 종류의 삼겹살이면 내일도 먹을 수 있을 듯하다. 평상시에 우리가 먹는 삼겹살이 아니라 이렇게 이색적이고 퓨전 삼겹살도 맛있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직원분이 파스타가 생면이니 바로 저어서 먹으라고 권유하셨다. 사실 이렇게 얇은 생면 파스타는 처음 먹어봤기 때문에 군말없이 빠르게 저어서 먹었다. 면이 얇아서 그런진 몰라도 소스가 면에 잘 배어있었고, 식감도 평소 파스타와는 달라서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 파스타도 맛있는 축에 속했지만, 바로 전에 맛보았던 삼겹살이 너무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엄청 맛있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삼겹살과 같이 먹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메뉴었기에 만족스럽다.
사실 이정도 음식을 맛보리라곤 생각지도 못하고 방문한 음식점이었지만, 생각보다 너무 맛있었기에 나올 때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다음에 다른 메뉴를 시켜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신사역 가로수길에 방문할 길이 있다면 꼭 다시 한번 베러댄비프를 찾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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