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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역 맛집] 원조 최강 떡볶이

사실 신촌역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신촌에 먹을만한 웬만한 음식점은 거의 다 방문해봤다. 소개해 주고 싶은 다른 음식점도 분명 존재하지만, 오늘은 조금 특별한 집을 소개하려 한다. 신촌 상권은 보통 흔히들 부르는 U PLEX 앞에 빨간 잠망경을 기준으로 그 왼쪽에 위치해있다. 연대생, 서강대생을 포함하여 서울 곳곳에서 모이는 대학생들이 이쪽에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면서 하루를 보내곤 한다. 하지만 이쪽 상권을 제외하고 신촌의 다른 지역은 비교적 사람들이 적은 편이다. 특히 신촌역 주변에는 말이다. 하지만, 신촌역 주변에는 수많은 포장마차가 존재하는데, 그중에서도 떡볶이 포장마차가 상당히 많이 밀집되어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어린 시절 포장마차 떡볶이에 대한 기억을 지니고 있다. 학교가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먹던 포장마차 떡볶이. 그때 시절을 돌이켜보면 500원짜리 컵볶이를 정말 많이 먹었던 것 같다. 우리 집 앞에도 항상 오후 3시쯤에 오는 포장마차 떡볶이가 있었는데, 어린 시절 2시 50분부터 그 포장마차 할아버지를 기다리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어린이날 마다 할아버지는 어린이들에게 공짜로 컵볶이를 나누어주셨고, 항상 밤늦게 가면, 남아있는 떡볶이를 전부 싸서 주기도 하셨다. 최근에 그 지역을 방문할 일이 있어서 혹시나 하여 포장마차가 있던 자리를 찾아가 보았다. 당연히 그 포장마차의 모습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지만, 내게 그 할아버지의 모습과 떡볶이의 잔상은 아직도 선명하게 그려진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포장마차 떡볶이를 기억하는 이유는 아마 훌륭한 맛과 더불어 내 유년시절의 기억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원조 최강 떡볶이

 

신촌에 자취한지 어연 3년째다. 떡볶이를 워낙 좋아하여 이 근처 떡볶이를 거의 다 먹어봤다. 그중에서도 원조 최강 떡볶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 맛이이었고, 유년시절 내가 느끼던 감정을 대학생이 된 현재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포장마차 떡볶이라고 생각하여 이렇게 소개하려고 한다. 성인이 된 지금 수많은 생각과 감정의 충돌 속에서 밤늦게 새벽에 혼자 먹던 떡볶이 1인분이 알게 모르게 많은 위로가 되었고, 소중한 사람들과 먹은 이 떡볶이가 많은 추억이 되었다.

 

당연히 원조 최강 떡볶이는 지도 앱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게 또 포장마차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신촌역 8번 출구로 나오면 왼쪽에 두 개의 포장마차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중 더 뒤에 있는 집이다. 신촌역에 있는 나뚜루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서 오는 사람에게는 오른쪽에 있는 포장마차가 되겠다. 참고로 정확히 몇 시에 여시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번에 얼핏 여쭤보았을 때는 한 오후 3~4시 사이에서 새벽까지 하신다고 들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침이나 점심에는 보통 잘 안 보인다.

 

원조 최강 떡볶이

 

혼자 올 때는 무조건 떡볶이 1인분을 먹지만, 누군가와 같이 혼다면 항상 떡볶이와 튀김을 같이 시킨다. 물론 이번에도 똑같았다. 이 집의 튀김은 오징어, 만두, 김말이, 고구마, 야채, 고추, 계란 등이 있는데, 본인이 원하는 튀김을 집어서 올리면 아주머니가 튀겨주신다. 이번에는 김말이, 만두, 고구마, 야채 이렇게 4개 튀김을 집었다. 항상 튀김은 떡볶이 국물에 먹어야 하기 때문에, 아주머니께 국물을 많이 달라고 미리 말씀드렸다.

원조 최강 떡볶이

 

이 집이 다른 점과 좀 특이한 점은, 깻잎과 양배추를 떡볶이 위에 뿌려주시는 건데, 묘하게 잘 어울린다. 괜히 깻잎 떡볶이가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밀떡과 쌀떡이 같이 있다. 보통 포장마차 떡볶이는 밀떡만으로 만들거나 쌀떡만으로 만드는데, 이 집은 특이하게도 두 가지를 섞어주신다.

하지만, 아주머니께 밀떡과 쌀떡 중 한 가지만 달라고 말씀드리면, 그것만 따로 주시기도 하니, 원하는 종류의 떡을 마음껏 맛볼 수 있다. 요즘 들어 엽떡이니 즉석떡볶이니 떡볶이 뷔페니 정말 많은 종류의 떡볶이들이 생겨났다. 이 모든 종류의 떡볶이를 맛본 입장에서, 떡볶이는 그냥 포장마차가 최고다. 사실 즉석떡볶이를 먹으면 그 국물이 걸쭉하게 떡 안에 스며들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하지만, 포장마차의 경우 그 매콤한 국물이 떡 안에 너무나 깊게 배어있어 떡을 한입 베물어 먹을 때마다 그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원조 최강 떡볶이

 

원래 떡볶이랑 튀김만 먹고 가려 했는데, 갑자기 눈앞에 순대볶음이 본인도 제발 먹어달라는 자태를 뽐내고 있어 어쩔 수 없이 3000원짜리 떡볶이 + 순대볶음을 시켰다. 사실 신촌역 주변에는 정말 맛있는 다른 떡볶이집들도 있지만, 이곳만이 맛있는 떡볶이에 추가로 맛있는 순대볶음까지 팔기 때문에, 발걸음이 이곳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그냥 순대도 맛있지만, 이 집에 오면 항상 순대볶음을 먹는다. 아주머니께서 보통 순대볶음에 떡볶이 국물을 몇 번 퍼주시는데, 그 양념의 조화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하다.

 

이번에도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 시간이 없거나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다시 한번 찾아올 것 같다. 원조 최강 떢볶이는 신촌역 근처에서 포장마차 떡볶이가 먹고 싶을 때 무조건 들러야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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