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들이 홀로 여가시간을 보낸다면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무엇일까? 통계를 찾아볼 필요도 없이 본인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은 살펴보면, 아마 대부분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시청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누군가와 함께 여가시간을 보낸다면? 손에 꼽을 정도이다. 스포츠, 영화, 카페, 술자리... 더 이상은 생각나지 않는다.
이와 같이 현재 우리 삶에 영상은 너무나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의 출현과 4G, LTE 등 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일상에서 영상을 접근하는 것이 예전보다 월등히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와이파이가 없으면 할 수 없었던 유튜브 시청이 무제한 LTE가 보급된 후에 너무나도 자유로워졌고, 넷플릭스에는 동영상을 저장할 수 있어 인터넷 연결이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시청할 수 있다. 필자 역시 가장 낮은 LTE 요금제를 쓰면서 동영상을 저장하고 다닌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서 방대한 양의 영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이 중에서 시청자들은 흥미를 유발하는 영상들을 즐겨 시청하곤 한다. 자연스레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진 세상이다. 유튜브는 수많은 크리에이터가 본인만의 콘텐츠로 승부하고 있고, 넷플릭스는 수조 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콘텐츠를 만드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즈니는 ABC, ESPN,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 폭스 등을 인수하는데 그치지 않고, 디즈니 플러스를 만들며 이 시장에 거대한 공룡이 되어가고 있다. 애플도 자체적으로 애플 티비를 만들고 있고, 아이폰 11을 구입하면 위 애플 티비를 할인해주는 등의 마케팅 전략을 성공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넷플릭스와 같은 왓챠플레이라는 OTT 서비스가 존재하고 있고, SK텔레콤에서 새롭게 웨이브를 론칭하면서 수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누군가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보통 영화라고 이야기하는 편이다. 여가 시간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영화를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영화를 취미라고 말할 수 있는가?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영화에 대하여 물어본다면, 영화라는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하루 종일 신나게 떠들 수 있을 때 비로소 영화를 취미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취미란 본인이 좋아하고 즐겨하는 것이고, 그만큼 그것에 대해 관심이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보고 즐겨보는, 강제성이 없이도 자율성이 있는 그런 게 바로 취미가 아닐까? 이러한 생각을 나의 상황에 대입해보았을 때, 나는 지금까지 영화를 그저 받아들였다. 영화가 끝나고 느낀 감상평은 그저 '재밌다, 별로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건 취미가 아니라 아마 시간 때우기가 아니었나 싶다.
영화 리뷰를 시작하는 이유는 과연 내 취미가 영화인가를 검증하고 싶어이다. 영화를 깊이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힘들고 고된 일이라면, 나는 평생 그냥 무미건조하게 영화를 받아들이는 행위만 반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것은 진정한 취미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처럼 영화를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 즐겁다면, 리뷰를 쓰는 일에서 행복을 느낀다면, 그것은 취미 이상으로 나를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 될 것이며, 세상을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영화의 역사는 19세기 말 프랑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영화는 지금까지 인간의 역사를 무엇보다 잘 대변해왔다. 예술의 한 종류로써 인간의 내면과 그들이 이루는 사회를 표현하기에 영화만큼 적절한 대중매체도 없었다. 영화를 조금만 더 들여다보고 이해하고자 한다면, 나는 그 영화의 시대상을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과거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요즘 영화 리뷰를 하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 솔직히 말해서 이 속에서 과연 내 리뷰를 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이라도 내 글을 읽고 시청했던 영화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줄 수 있다면 그걸로도 만족하려고 한다. 더 나아가 이 사람들과 공공의 장을 형성하여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더욱 생산적인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부터 시작할 영화 리뷰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다. 누군가가 보기에 매우 허접할 수도 있고, 리뷰가 틀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를 해석하는 시각은 다름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이야기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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